
로키 사사키가 드디어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유니폼을 입습니다. 새로운 악의 제국이 완성됐다.
사사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 계정에 LA 다저스 모자 사진을 걸어놓으면서 다저스와 계약한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사사키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앞으로 야구 인생을 마치고 돌아봤을 때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입단 기자회견에서는 지금까지 저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싶습니다”라고 알렸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최고 165km의 강속구를 뿌렸고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제대로 쇼케이스를 마친 사사키는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소속팀 지바 롯데 마린스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을 신청했다. 예상보다 빠른 메이저리그 도전이었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64경기(394⅔이닝) 29승 15패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했다. 2022년 일본프로야구 최연소 퍼펙트게임을 달성하고 WBC에 활약하며 전국구 에이스로 올라섰다.
관건은 내구성이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뛴 4시즌 동안 한 번도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WBC에서 이름을 알린 2023년에도 물집, 내복사근 부상, 고열 증세 등으로 15경기 7승4패 평균자책점 1.78(91이닝 18자책점) 135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도 오른팔 피로 증세로 두 달 가량 결정해 18경기(111이닝) 등판에 그쳤다. 10승 5패 평균자책점 2.35로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을 달성한 것이 그나마 수확이었다. 바카라사이트
그러나 그의 강속구와 결정구 스플리터는 이미 메이저리그를 매료시켰다.
사사키의 포스팅 시점을 고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사사키가 예상보다 빠르게 포스팅을 신청하면서 구단들은 ‘구단 친화적’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만 25세, 프로 경력 6년차 미만의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에는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되어 정해진 국제 아마추어 보너스풀 내에서 계약을 맺어야 한다. 사사키가 여기에 해당했다. 또 구단이 프리에이전트(FA)까지 6시즌 동안 소유권을 쥐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해외의 재능을 저렴한 연봉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팀들이 관심을 보일만 했다.
그래도 선택은 사사키의 몫이었다. 지난해 12월 에이전시인 와서맨 스포츠의 로스앤젤레스 사무실에서 구단들의 프레젠테이션을 확인했다. 선수들을 대동하지 않아야 한다는 비교적 엄격한 프레젠테이션 룰이 적용되기도 했다. 에이전트인 조엘 울프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경험과 다르빗슈 유, 오타니 쇼헤이, 이마나가 쇼타가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우위에 선 것을 통해 사사키는 깨달았다”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선 매일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기를 해야 하고 팀의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온 최고의 투수가 되는 것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야 한다”라며 사사키의 선택 조건을 밝힌 바 있다.
결국 올해 1월 들어서 선택지가 좁혀지기 시작했다. 뉴욕 메츠와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 등의 제안을 고사했고 최종적으로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사사키의 선택을 기다렸다. 지난 주말 샌디에이고, 토론토, 다저스의 구장들을 직접 방문했던 사사키는 결국 다저스 유니폼을 입기로 결정했다.
사사키의 다저스행이 놀라운 것은 아니다.
사사키가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신청하기 전부터 다저스는 사사키에 대한 관심을 공공연하게 보여왔고, 실제로 영입 경쟁을 주도한 팀으로 알려졌다. 결국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에 이어 사사키까지 품으면서 ‘일본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전력적으로도 일본의 최강 선발 트리오를 한꺼번에 보유, 디펜딩챔피언 왕좌 수성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다저스는 사사키와 오타니, 야마모토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6선발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MLB.com’은 ‘다저스는 6인 로테이션을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사사키는 일본에서처럼 익숙한 일정으로 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블레이크 스넬, 야마모토, 타일러 글래스노,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 랜던 낵의 조합으로 개막 로테이션을 꾸릴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과 월드시리즈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입은 어깨 부상 재활을 위해 5월 이후 투수로 복귀할 전망이다.
이미 오타니를 위시로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 최정상급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던 다저스다. 그런데 일본 최고의 재능까지 합류했다. ‘악의 제국’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다.
‘MLB.com’은 ‘다저스는 사사키가 활약하는 동안 경쟁력 있는 팀을 꾸릴 것이 거의 확실하다. 이는 어느 팀도 제공할 수 없는 장기 비전이다’라며 ‘사사키는 높은 잠재력을 지는 통제 가능한 재능이면서 또 합리적인 계약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다저스가 정기적으로 주목해야 할 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이는 새롭지 않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저스는 월드시리즈 타이틀 방어를 목표로 하고 있고 사사키와 같은 선수를 영입하면서 지금의 선수단이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의 한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라고 강조했다.